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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0.25 말러 교향곡 「대지의 노래」
Author | 관리자 Date | 2004. 9. 19. Count | 16116
말러 교향곡 「대지의 노래」 실내악 공연…쇤베르크 편곡

“고향을 찾아 나는 헤맨다. …사랑하는 대지 그 어디서나 꽃과 푸르름이 피어나리라. 영원히, 영원히….”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대지의 노래’(1908년작)가 쇤베르크 편곡의 실내악으로 공연된다.

말러의 독특한 염세적 미학과 실내악 특유의 투명감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이 연주회는 새 ‘세기말’을 맞아 일대 붐을 이룬 말러의 열혈 팬들에게 특별한 이벤트가 될 전망.

한국 페스티발 앙상블(음악감독 박은희)이 11월7일 오후7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올린다.

지휘 장윤성. 알토 윤현주, 소프라노 이춘혜 출연.

말러가 ‘대지의 노래’를 작곡한 것은 심장병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던 48세때. 원래 9번 교향곡이 될 예정이었지만 ‘대작곡가들이 9번을 끝으로 세상을 떠난 사실’에 불안감을 느꼈던 말러가 번호없는 교향곡으로 발표했다. 말러는 그뒤 9번 교향곡도 내놓았지만 결국 10번 교향곡을 쓰던 중 세상을 떠났다. 징크스대로 9번을 끝으로 세상을 떠난 셈.

오스트리아 빈 시민사회의 세기말적 불안 질병 유태인 배척 등에 시달리던 말러는 ‘대지의 노래’를 가장 ‘염세적’ 경향이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만들었다. 전 6악장 모두 독창이 포함되는데, 중국시인 왕유 등의 한시 번역본을 가사로 채택한 점도 동양인에게 친숙함을 더한다. 이번에 소개될 부분은 끝악장 ‘고별’을 비롯한 3개 악장.

말러와 절친했던 후배 작곡가 쇤베르크는 말러 사후 9년뒤인 1920년 이 작품을 실내악으로 편곡했다.

말러의 원 악보가 지닌 정감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독자적인 음향세계를 구축해냈다는 평이다. 필립 헤레베헤 등이 지휘한 음반들 덕분에 한국 팬들에게도 낯설지만은 않다.

쇤베르크 자신의 대표곡 중 하나인 ‘달에 홀린 피에로’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02―739―3331(한국페스티발앙상블)

〈유윤종기자〉